(스포 있음) 지니어스 시즌2 6화: 설계

* 게임 자체는 별로 말할 것이 없다. 매인 메치 자체는 재밌는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변수도 많고, 고려해야 할 점도 많고, 가능성도 많고. 다만 출연진들이 상상할 수 없는 수준으로 재미 없게 게임을 했다는 것 뿐이지. 차라리 게임 내에서 '모든 참가자와 최소한 1회는 교환해야 한다'라는 규칙만 있었어도 친목질로 인한 배제는 없었을텐데. 

* 생명의 징표가 두 개만 주어진다는 것은 최대한 2명이서 팀을 만들어서 진행하라는 제작진의 의도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홍진호-이두희 연합이 생긴 거고. 하지만 5인 연합이 형성되고, 이두희는 신분증을 잃어버리면서 강제로 5인 연합에 편입되고, 홍진호는 거래에서 배제된다. 

* 5인 연맹은 6인 분의 자원을 갖고 내부거래를 통하여 이겼다. 6대2의 싸움이니 당연히 유리하지. 폭탄을 통하여 가장 빠르고, 변수를 제거한 상태에서 게임을 정리했다. 

* 게임이 끝난 순간은 임요환이 폭탄을 넘겨줬을 때이다. 5인 연맹이 폭탄 4개를 갖고 있는 것을 알았을텐데. 그 이후에는 5인 연맹의 내부 정리만 있었을 뿐이다. 

* 6회는 더 이상 이야기할 것도 없을 정도로 게임 상으로 빈약하다. 그보다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이상민이다. 이상민은 5회와 6회를 지배했다. 그는 은밀하게 판을 설계하고나서 흐름이 그렇게 흘러가도록 만들었다. 그만큼 이상민의 설계능력은 뛰어났다. 5회는 은밀하게 나타났고, 6회는 주도적으로 진행했다. 5회에서 이상민은 조유영을 앞세워서 팀을 만들게 하고 우승을 거머쥐었다. 6회에서 이상민은 불멸의 징표를 얻어내고, 그것을 통하여 데스메치까지 조정하며, 그로 인하여 우승과 생명의 징표 배부권까지 얻었다. 아무리 친목질 연합이라고 해도 자신이 생각한대로 모든 것을 이루어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비록 이두희가 데스매치에서 홍진호가 아닌 조유영을 선택해서 그의 설계가 완벽하게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그가 원하는 그림은 홍진호와 이두희가 서로에게 칼을 겨누는 것이었으니까.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홍진호가 탈락하는 것이 목표였을 것이다(그리고 홍진호가 데스매치 갔으면 홍진호는 100% 탈락했을 것이다). 그래도 이상민은 홍진호-임요환-이두희의 '비방송인 연맹'의 해체라는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물론- 그런 연합이 존재했는지는 의문이다. 그것보다는 방송인 연맹의 성격이 너무 뚜렷해서...).

* 이상민의 설계능력은 뛰어났다. 그로 인하여 이상민은 5, 6회를 지배했다. 하지만 이것이 보기에 즐거운 것하고는 전혀 다른 문제다. 아주 쉽게 이상민이 이대로 우승했을 때, 시청자들이 시즌1 때만큼 축하하고 기뻐할까? 그런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생각한다. 차라리 시즌1에서 우승했으면 이상민이 더 많은 지지와 축하를 받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즌1에서도 이상민은 게임에서 꼼수와 배신, 정치를 하지만, 그래도 게임을 풀어나가는 감각을 보여줬다. 특히 자신만의 촉을 통하여 게임을 풀어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시즌2에서는 게임에서 촉을 발휘하는 모습은 거의 보여주지 않았다. 반면에 배신과 친목질의 모습은 많이 보여줬다.

* 시청자들의 바람과는 반대이지만 제작의도에는 시즌2가 더 부합된다고 생각한다. 지니어스는 '추악한 승리와 아름다운 패배'의 딜레마를 제시하는 게임이다. 그런데 시즌1에서 홍진호는 '아름다운 승리'를 이루어내고 만다. 말 그대로 룰 브레이킹을 한 셈이다. 이로 인하여 시청자들은 열고아했지만, 제작진이 던진 딜레마에서는 벗어났다. 
그러나 시즌2는 철저하게 이 딜레마 안에서 전개되고 있다. 출연진은 '비열하다'는 단어가 생각이 들 정도로 승리를 선택한다. 이 승리를 위해서 지켜야 할 선은 모두 무너져버린 상태이다. 그러니 이들은 승리라는 꿀단지를 추악함이라는 숟갈을 통하여 퍼먹으려고 한다. 제작진이 원하는 모습이 그대로 이루어졌다.

* 그래도 시청자의 입장에서 시즌2가 보기에는 재미가 없다. 제작의도를 떠나서 시청자는 천재적인 게임능력을 보고 싶은 거지, 추악한 모습을 보고 싶은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뭐... 시즌2가 재미 없는 이유는 쓰다보면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다음에 쓰도록 하겠다. 

* 6회는 레전드 회다. 지니어스 역사상 가장 추악하고 비열했던 한 판이다. 4회도 심했지만, 6회만큼 심하지는 않았다. 김구라-홍진호의 인디언 게임이 진검승부의 정점이고, 오픈-패스가 게임능력의 레전드였다면, 6회는 비열함의 레전드였다. 인터넷 상에서 6회의 반응만 봐도 알 수 있다. 4%의 시청률도 안 되는 프로그램인데 온갖 게시판을 도배하고 있다. 거기에 지니어스에 관한 기사도 많이 배출되었고, 그 기사에 대한 댓글과 호응도 예전보다 높았다. 레전드는 레전드다. 보기 싫은 레전드일 뿐이지. 

by 어떤날 | 2014/01/13 11:05 | 그냥 잡담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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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14/01/13 14:00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at 2014/01/13 14:23
비공개 답글입니다.
Commented by 페퍼 at 2014/01/13 15:07
추악한 승리는 있지만 아름다운 패배가 없어셔서 시즌1보다 부합하지않은것같아요
Commented by 어떤날 at 2014/01/13 16:55
아... 그건 그렇군요.
제가 한 쪽 면만 생각했네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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