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10일
지니어스 시즌2 1화: 사자의 교만
* 시즌 1도 즐겨봤었는데, 드디어 시즌2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첫 화부터 내 기대를 충족시켜줬다.
* 메인메치 먹이사슬. 복잡하기는 하지만(일단 13개의 캐릭터를 외워야 한다는 것부터...), 정말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변수도 많고, 마냥 연합한다고 해결되는 게임도 아니고, 이상한 협잡으로 하는 게임이 아니라 정말 머리싸움이 많이 필요한 게임이다.
* 공격력과 굶주림에 대한 저항성을 반비례 해놔서, 캐릭들의 생존력을 비슷하게 조정한 것이 이 게임의 묘미다.
* 캐릭이야 운으로 뽑는 거니까 그렇다쳐도. 게임이 시작되면, 가장 중요한 운영은 서식지 선택이 아닌가 싶다. 포식자의 입장에서도, 피식자의 입장에서도 중요하다. 꼭 한번은 주 거주지에 들러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피식자는 포식자가 없는 타이밍에, 포식자는 피식자가 있는 타이밍에 주 거주지로 가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다. 이게 이상하게 어긋나면, 포식자는 뭐 하지도 못하고 굶어죽을 수도 있다.
* 방송에서 나온 경기를 가지고 이야기하자면- 남휘종이 죽은 것은 정말 사자의 교만함이 아닌가 싶다. 남휘종 연합의 가장 큰 실수는, 동물을 뽑기도 전에 이미 연합을 맺은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염탐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동물을 알고 연합을 맺기에 어려운 점이 있다(개인적으로는 연합 이전에 상대의 동물을 알아가는 것도 원래는 심리싸움에 포함된 것이 아닌가 싶다. 연합으로 그 면은 사라졌지만). 하지만 동물을 뽑기 전에 연합을 맺었기 때문에, 남휘종 연합은 강력한 포식자 3명(+피식자 2명)이 한 팀이 되었다. 계산하면, 포식자 3명으로는 팀 전체가 승리할 수 없다. 피식자가 한 마리 부족하다(하이에나를 잡아먹어도). 즉, 포식자 3명이 모두 승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이미 그들은 이기는 것이 불가능한 패를 들었는데도, 승리를 확신하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포식자가 많으면 공세적인 입장을 취할 수는 있다. 그리고 하위 포식자들이 조금 더 마음 놓고 경기할 수 있다. 하지만 포식자 중 누군가는 죽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결정적인 흠이다(연합에 포함된 피식자는 물론이고).
* 사자는 쥐를, 악어는 악어새를 자기 편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반대도 마찬가지고. 하지만 방송에서 남휘종은 그것을 위한 노력이 없었다. 그는 임윤선에게 그저 그렇게 해야 승리한다고 말했을 뿐이다. 그것은 설득이 아니라 통보다. 그는 승리를 위해서는 당연히 그렇게 할 것이다 라고, 합리적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상대가 승리 외에 다른 것을 추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그리고 그러한 생각을 인정하지도 않았다). 쥐가 다른 팀 연합에 있다는 것을 알았던 이상, 자기 팀으로 회유시키려는 노력이 더 많이 필요했을 것이다.
* 거기에 남휘종은 제 발로 찾아온 악어새(재경)를 내쫓았다. 악어새는 악어와 함께 가야 하는 동물이기 때문에, 당연히 연합의 일원으로 맞이해야 하는 동물이다. 남휘종이 보여준 일련의 이러한 모습들은 결국 최강의 힘(공격력)을 얻은 결과, 그 힘이 갖고 있는 제약조건들을 잊고, 힘으로 다 밀어부칠 수 있다고 착각한 모습이다. 중요한 판단착오들, 감정적인 대응들 등도 그와 같은 맥락에 있다. 메인메치에서 사망한 이후 화를 내는 모습이나, 데스메치에서 임윤선을 지목한 것이나 모두 냉정한 판단을 따랐다기보다는, 자신이 갖고 있는 힘에도 불구하고 (그 힘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여) 패배한 것에 대한 감정적인 대응으로 보였다.
* 이렇게 써놓으니 남휘종만 계속 까는 것 같네. 이 게임에서 남휘종이 판단착오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떨어진 것은 아쉽다. 확실한 캐릭터가 있는 인물이고, 변수를 만들 수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의 주장이 확실해서, 어떤 방향성으로 이끌 수도 있는 인물이다. 이런 인물이 너무 일찍 떨어져서 아쉬운 것도 사실이다.
* 시즌1보다 나은 것은, 게임도 게임이지만- 메인, 데스 메치 모두 좋았다- 인물들 중에 병풍이 적어보인다는 점이다. 시즌1에서 병풍연합이 게임을 재미 없게 만들었던 것을 생각하면, 확실한 캐릭터를 갖고 있는 인물이 많은 이번 시즌이 더 재밌어 보인다.
* 시즌2에서는 유정현이 구멍, 조유영과 재경이 병풍 스멜을 풍기고 있다.
* 이다혜는 병풍처럼 보이지 않는다. 자기가 살겠다는 의지가 강해보이기 때문이다(이은결을 죽인 것도, 남휘종을 데스메치로 지목하는데 크게 반대하지 않은 것도). 나중에 배신하기 좋은 캐릭터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 하여간, 자신의 생존의지가 강한 만큼, 앞으로의 게임에서도 그저 연합을 따라가는 병풍역할을 할 것 같지는 않다.
* 임윤선은 여성 참여자들 중에서는 가장 뛰어난 것 같다. 머리도 좋고 화술도 좋고 강단도 있고.
* 홍진호, 이상민은 이번에도 좋은 성적을 낼 것 같다. 두뇌 측면이 강해지면 이상민이 조금 더 힘들겠지만.
* 이두희는 이번에 활약이 거의 없었다. 최고의 활약은 콰트로에서 9를 넘겨준 것이었겠지. 머리는 좋겠지만, 화술이나 사람 대하는 것은 어떨까.
* 이은결은 중위권 예상.
* 임요환은 아직 뭔가 보여준 게 애매해서.
* 노홍철은 무한도전 때문에 사기 캐릭터를 얻기는 했지만- 실제로 두뇌가 뛰어난 지는 모르겠다. 예전에 프로겜블러와의 두뇌싸움했던 것을 봐도, 그다지 강해보이지는 않았고. 노홍철이 갖고 있는 장점이라면 방송에 익숙하고, 망설임 없이 배신을 할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하지만 두뇌 능력은 그다지 높지 않은 상태에서, 이미 사람들이 노홍철을 사기꾼이라고 경계하는 이상, 그리 쉬운 길이 예상되지는 않는다.
* 은지원은 미꾸라지처럼 잘 도망다닐 것 같다. 그래서 의외로 괜찮은 성적이 나올 것 같다. 방송 재미는 노홍철 은지원 이상민이 많이 챙기지 않을까.
* 그나저나- 먹이사슬에서 수달/사슴/오리/토끼는 정말 허약하기는 한데, 그래도 최후의 생존자는 무조건 승리하기 때문에, 25%의 확률로 승리한다. 의외로 괜찮네.
* 먹이사슬에서 가장 속편한 캐릭터는 뱀이 아닐까. 포식자들이 서로 잡아먹지만 않거나 초반에 굶어죽지만 않으면 뱀은 왠만하면 승리할 것 같다.
* 카멜레온이 가장 약한 거 같아... 특히 연합이 형성되면 더욱 그러하다.
* 하여간, 덕분에 재밌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기대가 된다.
# by | 2013/12/10 10:33 | 그냥 잡담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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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과 임이 함께 출연한 이상, 임진록이 나오지 않으면 섭섭하겠죠.
그래도 너무 초반에만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입니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