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게임 결말 (스포 포함)

미니게임 최종화까지 나왔음. 
웹예능. 
14일 동안 갇혀 있다가 무사히 나오면 상금을 출연자들이 가져갈 수 있다. 
다만 8일째부터는 매일 한 명씩 투표로 떨어뜨린다. 
7화부터 8일째의 이야기가 나오면서 본격적인 투표가 나왔음. 

음...
최악. 
그냥 최악이다.

사실 7화와 8화는 
분석가치도 시청가치도 없을 정도.
그냥 "우~ 진짜 노잼".

이전 글에도 썼지만 첫 투표로 모든 게 갈릴 거라고, 
새로 온 2번이 어느쪽으로 방향을 정할지에 따라서 모든 게 결정될 거라고.
그런데 2번은 여성 연합을 선택했고, 
1번과 4번은 그렇게 날라갔음. 
1번과 4번은 판을 흔들고, 전투에서까지는 승리했지만
이후에 3번과 7번 그리고 특히 2번을 자기 편으로 만드는 정치력까지는 갖지 못하면서 끝. 
게임이 재밌게 흘러갈 수 있는 일말의 희망마저 사라졌다. 

그리고 이후에 진행되는 모든 이야기가 너무 끔찍해서...
그 이후에는 재밌거나 긴장감 넘치거나 주목을 끌만한 시퀀스가 정말 단 한 번도 없었다.
아이고. 
괜히 최종화의 댓글들 중에 좋은 소리가 하나도 없는 게 아니다. 
그냥 최악. 망했어요. 

집단퇴소 사태가 영향을 많이 끼쳤던 거 같기는 하다. 
이후에 1번 4번은 넋놓고 있었고
3번 7번은 여성연합에 힘을 실어주기로 결정하고
2번 5번 6번 8번은 더욱 강한 결속력으로 자신들의 계획을 추진하고. 

근데 결과적으로는 여자연합 4명이서 주최의 돈을 갈라먹은 것밖에 안 됨.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고. 
괜히 스포츠에서 승부조작을 막는 게 아니다. 
그냥 결과는 이미 정해져 있고 돈만 받아간다. 
이렇게 재미있을 수 있는 컨텐츠를 자기들이 돈 받아가는 걸로 정해버리고 끝내버리니
엄청나게 욕을 먹는 거지. 
그것도 그냥 돈만 밝히는 거였으면 차라리 나았을텐데
그걸 합리화하고 이미지까지 챙기려고 하니까 더욱 욕 먹는 거고. 
우와.... 최악. 
투표하는 기간이 사실 더 재밌어야 하는데, 머리싸움이라고는 요만큼도 없이 
그냥 4명이서 정한대로 흘러가니까 정말 재미가 없다. 

이 모든 건 최초 2번의 변기가 못 버텨주면서 나가면서 성비가 4대4가 되면서 일어난 일이다. 
뭐... 성비가 3대5였어도 여성 3명은 뭉쳤을 거 같기는 하지만, 
최소한 과반은 아니니까 뭔가 조금 더 역동성은 있었겠지. 

그렇게 다 궤계와 음모를 꾸며놓고서 도망가고 그러면서 돈을 다 챙긴 6번,
말도 안 되는 궤변을 늘어놓으면서 회유하고 이미지를 챙기려는 5번, 
말도 안 되는 이유로 2번을 내친 8번 (처음에 6, 7번 없어지고 나서 화낸 건 전략적인 연기로 봐줄 수 있어서 그렇다 쳐도).
그냥 자기들끼리 결정하고 우승자 만들어내고 방송을 망치면서 돈은 가져가고 완전 제작진 머리 위에서 놀고 있네. 
자세히 쓰다 보면 밑도 끝도 없으니까 이 정도로 간단히 쓰지만
이들은 앞으로 다른 컨텐츠에서라도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을 정도임. 
그래도 인터넷 방송의 좋은 점은 내가 보고 싶지 않으면 그들을 충분히 안 볼 수 있다는 게 아닐까. 
하여간. 
3번이 자진퇴소 안 한 건 간절한 상황에서 돈을 선택한 건 이해가 됨.
하지만 자신을 우승자라고 여기면서 정신승리한 부분은 우스움. 
2번은 라인을 잘못 탄 거였는데, 1, 4번 연합에 들어갔어도 어려운 건 비슷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결론은 늦게 들어온 탓에 이미 형성된 관계에 끼어들어가지 못한 게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다. 
근데 7번이 없어진 걸 보면서도 2번과 3번이 아무 대책을 안 세운 건 너무 나이브했던 게 아닌가. 
6번까지 없어져서 더 혼란스러웠을 수도 있지만. 
7번은... 그냥 우스운 꼴이 되었고. 3번은 배신당해도 실리라도 챙겼지 얘는 그냥 안습. 
대장 캐릭터는 끝까지 못 살아남는다니까. 

결론은 5화까지만 재밌었다. 


by 어떤날 | 2021/05/15 20:53 | 그냥 잡담 | 트랙백

머니게임 (스포 포함)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만든 웹예능으로 유튜브에서 방영되고 있다. 
난 웹툰도 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다가 짤로 계속 접하면서 흥미가 생겨서 
웹툰이 공개된 것까지 한 번 봐봤다. 

-돈이 간절한 사람들이 큰 돈을 벌 수 있는 게임. 
-100일 동안 격리된 시설에서 버티면 상금을 얻을 수 있다. 
-혼자가 아니라 여러 사람들이 같이 한다. 
-시설에서 주어지는 거라고는 자신의 방 뿐, 나머지는 모두 구입해야 한다. 
-구입비는 상금에서 차감된다. 
-시설 안에서의 물가는 밖에서의 100배

웹예능에서는 이거를 약간 바꿔서
-14일 동안 버티는 게임 (대신 상금 축소)
-샤워실 + 작은 프라이빗 공간 추가
-절도/거짓말 외 범죄는 불가

등 방송이 가능할 정도로 손을 좀 봤다. 

웹툰을 보자마자 딱 생각난 게 사실 지니어스다. 
어쩌면 시설에 격리된 게 비슷한 소사이어티 게임이 먼저 생각날 수도 있지만
그건 내가 제대로 보지 않아서 패스. 
지니어스가 생각난 이유는 지니어스도 인간이 극한상황에서 보여주는 
꾸며지지 않은 인간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랄까 민낯이랄까 밑바닥이랄까를 보여주는 프로였으니까. 
물론 지니어스가 머니게임만큼 사람들에게 혹독한 방송은 아니었지만
출연자들이 그만큼 몰입하면서 극한의 순간들이 나타났었다. 
가넷을 걸고 각서까지 쓰고, 배신에 분노하고, "맛탱이가 가고". 
괜히 이두희가 탈락했던 레전드 회차 때 온갖 커뮤니티들이 대폭발했던 게 아니었다. 
겨우 게임에서 탈락한 거라고도 할 수 있지만 
이두희는 당시 배신의 충격으로 게임속행을 포기했었고
이두희가 우는 모습을 보고 이두희를 찍던 카메라맨도 같이 울었다고 할 정도였으니까. 
어지간한 건 서바이벌이니까 다 넘어가는 나도 보면서 "야 저렇게까지 해야 했나. 그렇지 않아도 유리했는데" 라는 생각을 했었고. 
거기에 머니게임도 혼자서 버티는 게 아니라 여러 사람들이 하는 거니까 
연합과 정치질이 나오기 마련이다. 
더욱 8일차부터 탈락자가 투표로 나오기 때문에 
<초반에는 다수연합이 유리하지만 끝에는 다수가 함께 살 수 없고 결국 소수만 남는 구조>
가 형성되는 점도 유사하다.

마지막으로 시청자들의 반응마저 유사하다. 
당시 지니어스를 통해 혐라인이 생겼던 것처럼
머니게임도 트롤짓을 하는 출연자들이 엄청나게 욕을 먹고 있다. 
그 트롤짓을 하는 출연자가 매 회 바뀔 때마다 욕 먹는 출연자도 바뀌는 것도 눈에 띈다. 

처음부터 굉장히 자극적인 포맷이다.
8일차부터 매일 탈락자가 발생하는 것만 봐도
대놓고 서로 싸우라고 하는- 그리고 그 과정을 적나라하게 다 카메라에 담기에
더욱 자극적일 수밖에 없는 포맷이다. 
솔직히 나는 이런 방송을 좋아하기는 한다 
지니어스를 좋아했던 내가 지니어스와 비슷한 느낌의 방송을 싫어할 리가 없다. 


지금까지 6회까지 나왔는데, 
1. 초반 탐색전이던 1-2회
2. 요동치기 시작한 3-4회
3. 폭발한 5회
4. 리뉴얼된 6회

정도의 분위기인 것 같다. 

1. 본격적으로 달궈지기 시작하는 게 3화
3번이 정치질로 1번을 축출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된다. 
게임상에서는 은밀하게 진행되었으나 카메라에 전부 포착되고 방송되었으니
정치질을 (일반적으로) 싫어하는 3번이 무지하게 욕을 먹었다. 
1번도 그러한 분위기를 분명히 감지했고 내몰렸다는 기분이 들은 듯하다. 
그래서 게임 전체의 흐름을 바꾸는 <정보구입>을 단행한다.

2. 4화
-1번이 정보구입을 한 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때까지는 서바이벌 게임이라는 걸 몰랐다고 해도, 
자신이 몰린다고 생각한다면 다른 사람과의 공동체적 유대감은 떨어지고 
어떻게든 자신이 살아야겠다는 생각만 남기 때문이다. 
그러나 곧바로 방 밖으로 나가는 것까지 필요했나 라는 생각은 든다. 
금지시간에 방 밖으로 나가는 패널티가 매우 강하기 때문에 자신에게도 좋을 게 없다. 
물론 최고 수준의 보안이 필요한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 누설되면 그렇지 않아도 몰렸는데 더 몰릴테니 -
그렇다면 3명이나 접촉할 필요가 있었던 것일까. 그렇다면 벌써 전체의 반이나 알게 되는 건데.
비밀스러운 이야기는 통행가능 시간에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으니 
굳이 패널티를 감수하면서까지 접촉해야 했을까.
더군다나 8일차까지는 시간이 충분히 남았으니. 
그런데 어쩌면 1번도 정보를 받고 감당하기 어려웠던 건 아닐까. 곧바로 소주병 까는 모습만 봐도...
-또한 4번과 접촉한 것은 그렇다쳐도, 6번은 접촉한 것은 너무 섣불렀다고 본다. 
2명 밖에 우승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대책도 없이 3번째 인원을 접촉한 것은 실수라고 본다. 
물론 과반수를 만들기 위해서는 1번이 자신을 제외한 최소 3명은 더 필요하니까 접촉한 거겠지만
누가 봐도 1번과 4번의 유대가 강한 상황에서 6번 보고 같이 해달라고 하면 뭘 믿고 끝까지 가겠나. 
차라리 계약서를 써서 마지막 3명이서 우승상금을 나눠가진다고 하고 최종 2인에 6번을 포함시킨다고 하던가. 
아니면 처음부터 3명이 우승한다고 거짓말을 하던가. 
하여간 뭔가 1번은 6번을 충분하게 설득하고 자신의 편으로 만드는데 실패했다. 
정치질 하는 성향에 기반해서 곧바로 같은 편이 된 3번과 다르게 
구체적인 이득과 보장을 (당연하게도) 요구한 6번을 먼저 접촉한 건 실수였다. 
3번을 먼저 접촉했다면 정말 물밑에서 3인 연합이 쭉 진행됐을지도 모른다. 
-통행금지시각 직전 마찰은 술+예민해짐+시간부족으로 인한 초조함+궤계 계획 등이 합쳐진 결과물이라고 생각하는데.
7번이 3번 밀 때 보면 웃고 있다. 그런 모습을 보면 장난에 가깝게 밀었던 거 같은데,
문제는 3번이 꽤 강하게 밀렸기 때문에 (화면 보면 날라가듯이 밀림) 3번으로서는 충분히 화낼 수 있는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7번이 그냥 미안하다 하고 빨리 들어갔으면 덜 했을텐데 다들 술 마신 상태여서 통제가 더욱 힘들었던  거 같다. 
-근데 술판을 연일 벌이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돈이 필요한 사람들이 맞나 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거기에 큰 돈이 없어진 걸 본 다음 날인데도 그렇게 술판을 벌이면서 판단력에 의심이... 
물론 그렇게 갇혀지내면 정상적인 판단이 안 되기 쉽지 않을까. 

3. 대폭발의 5화
-전날 3번과 7번의 갈등은 얼추 잘 봉합이 되었으나 
치킨회동에서 1번이 끝내 6번을 설득시키지 못하면서 결국 관계는 파국으로 치닫는다. 
-서로 언성이 높아지고 원색적인 욕이 난무하다가 결국 집단퇴소까지 이어졌으니 파국으로 치달은 게 맞는듯. 
-여기서 6번은 세 가지 실수를 한다고 생각하는데
a) 6번은 1번이 당연히 자진퇴소할 거라고 생각함. 근데 1번은 나갈 생각을 안 하고 버텼음. 
'아니 쟤는 당연히 나가야 하는 사람인데 뭔데 버티나'라는 생각이 형성되면서 
[당연한 것을 주장하는 6번 vs 이치에 반하는 걸 주장하는 1번] 이라는 생각이 형성되면 
당연히 1번의 자진퇴소 외에는 어떠한 대화가능성도 없어짐. 
그런데 큰 상금이 걸린 머니게임에서 누가 "예, 알겠어요"하고 순순히 나가겠는가. 
너무 나이브한 생각이었던 거 같다. 
b) 6번은 1번의 자진퇴소가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3번 7번을 포섭하지 않았음. 
초반부터 1번과 붙어다니던 4번은 그렇다쳐도
3번 7번을 포섭하면 6대2가 되니 1번도 버티기가 어려워짐. 
거기에 6대2가 되면 4번이 주장하던 "4대4 균형론"도 파해할 수 있었음. 
사실 나는 중반 이후에 왜 그렇게 자연스럽게 남자팀 vs 여자팀의 구도가 정착되었는지 잘 이해가 안 됨. 
무슨 가족오락관도 아니고. 
c) 너무 감정적이었음. 
6번이 1번 퇴출의 근거로 제시해야 했던 게 하나는 돈을 (상의없이) 많이 썼다와 다른 하나는 내가 이틀간 고생했다임. 
그런데 이틀간의 맘고생은 순전히 내가 기분 나빴다에 불과하기 때문에 그런 걸로 상대가 설득될 리가 있나. 
그리고 그렇게 감정적으로 대응하다 보니 흥분하고, 그러다 보니 상대방의 주장들을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사실 1번, 4번이 한 말 중에는 말도 안 되는 주장도 많았고, 
몰리니까 그냥 막 지른 것도 많았는데 그런 걸 제대로 캐치하지 못하고 욕만 하니까 
상대방도 시청자도 설득이 안 되었던 거 아닐까. 
그런 면에서 끝까지 언성을 높이지 않고 표정변화 없이 할 말 끝까지 했던 4번과 더욱 대비가 되는 모습이다. 
-하여간 여자들의 4인 연합에서는 정보를 쥐고 있던 6번이 키플레이어였던 셈인데, 
1번 축출을 너무 나이브하게 준비하다 보니 오히려 상대에게 압도당하고,  
확실한 자기 편이던 2번을 잃게 되는 등 손해만 본 게 아닌가 싶다. 

-2번
최악의 플레이였다. 
너무 감정적이고, 흥분하고, 욕하고, 폭력까지 쓰려다가 (누가 봐도 4번하고 싸우면 2번이 질 게 뻔한데 
자기 분에 이기지 못해서 원색적인 욕과 함께 4번을 때리려고 손을 드는 모습은 정말...) 나중에는 혼자 울고 소리 지르고...
결국 멘탈이 터져서 퇴소까지. 
그런 거 보면 4번과의 충돌에서 얻은 것 하나 없이 완패했다고 할 수밖에 없다. 
개인적으로 2번이 입소하자마자 구입물품이 37개여서 깜짝 놀랐는데, 
술판 벌이면서 생각없이 막 구입하면서도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 모르는 모습에 
이미 이미지가 많이 안 좋아진 상태에서 마지막까지 안 좋은 모습으로 게임을 마무리하게 되어서 안타깝다. 

-5번
집단퇴소도 사용할 수 있는 카드라고 생각한다. 
판 엎기, 미친 놈 전략은 당연히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전략적으로 쓴 게 아니라 진짜 퇴소해버렸다는 점. 
그냥 집단퇴소로 협박을 하면서 3번 7번을 회유하고 1번을 퇴출 시키는 걸로 끝냈으면 모르겠는데
그런 전략적인 카드가 아니라 그냥 자신들이(여자 연합) 열받고 4번과의 감정싸움을 더 이상 지속하기 싫으니
너희 망해봐라 너희도 돈 못 벌게 만들 거다 라면서 나가버리니 문제였다고 생각한다. 
물론 선택할 수 있는 카드이기는 하지만 시청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욕할 수밖에 없는 카드이다. 
그렇게 투표도 시작하기 전에 중간에 게임 전체를 끝내버리면, 그것도 자신들이 기분 나쁘다는 이유로, 
결말도 못 보게 생긴 시청자들의 입장에서는 열 받을 수밖에 없다. 
지니어스2에서 미친 놈 전략을 쓰면서 트롤짓하던 노홍철이 무지하게 욕을 먹었던 것을 생각하면 
그걸 뛰어넘는 판 엎기를 주도했던 5번이 더 많은 욕을 먹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뭐... 결과적으로 제작진까지 나서서 집단퇴소를 만류하고, 
그로 인해 유무형의 이득을 얻은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이니
집단퇴소 카드가 게임 내에서는 먹혔다고 볼 수도 있지만
그 이상으로 욕을 먹었으니 득보다 실이 많았다고 본다. 

-3번 & 7번
대폭발의 상황에서 발언도 거의 없고 존재감도 없던 둘. 
특히 7번은 여태까지 리더처럼 조정을 해왔었기 때문에 역할이 없던 건 더욱 아쉬웠다. 
다만 7번은 박터지는 싸움에 끼어들 엄두를 못 내서 가만히 있던 거 같아 보였지만 
3번은 정치질하던 성향으로 싸울 때 괜히 나서면 욕먹는다는 생각으로 안 나섰던 게 아닐까
궁예질을 해본다. 
그런데 어쩌면 둘다 그냥 어느 편에 설지 확실히 마음을 정하지 못했던 탓일 수도 있다. 
참고로 영화 같은 거 보면 이런 소규모 그룹에서 초반에 7번처럼 리더로 나서는 인물들은 
대체적으로 끝까지 살아남는 경우가 드물었는데 7번은 어떻게 될까. 
5회의 충돌로 인해 이미 리더로서의 역할을 더 이상 수행하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 

-1번 & 4번
1번의 배째라와 4번의 말싸움.
4번은 자신도 위협을 느끼면서 1번과의 연합에 올인, 4인 여자 연합하고 맞섰다. 
앞으로 머니게임이 어떻게 결말이 날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5회의 싸움에서 만큼은 4번이 완승했다. 
결국 1번은 자진퇴소를 하지 않으면서 제1의 목표가 달성이 되었고,
2번의 멘탈을 터뜨리면서 자진퇴소를 시켰고, 
이로 인해 견고했던 4인 여성연합에 균열도 일으켰다. 
결과만 보면 5화의 갈등에서 4번은 잃은 것보다 얻은 게 훨씬 많다고 본다. 
뭐 결과 말고도 말싸움하는 모습을 보면 4명을 상대로 한 마디도 밀리지 않았고,
심지어 감정적으로 심하게 흔들리지 않았으니 기세상으로도 충분히 이겼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논리적으로 이겼다기에는 궤변이 좀 심하기는 했다. 
여자 연합이 너무 흥분한 상태여서 그 궤변을 논파하지 못했을 뿐이다. 
물론 그런 말싸움 와중에는 그런 궤변을 꿰뚫어 보기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예를 들어 단순히 지출을 좀 많이 한 2번의 행위와 
금지시간 이동+정보구입으로 총상금의 10%가 훌쩍 넘는 금액을 날린 1번하고 같을 리가 없는데 
그걸 동급으로 이야기하는 건 말이 안 된다. 물론 4번으로서는 그 상황에서는 그러한 무리한 공격을 해야하는 시점이었고
여자연합은 그걸 효과적으로 막아내지 못했다). 

-8번은 
뭔가 모르게 분량이 잘 안 나온다. 
안습이다.
식사도 항상 만들어준 출연자인데. 
악플보다 무플이 더 무서운 세상인데 안타깝다. 
돈도 꼭 필요한 상황인 거 같은데. 
물론 4번에 대한 물리적 공격을 잘못되었고, 그런 면에서 감정 컨트롤이 잘 안 되었다고 본다. 
  

4. 리뉴얼한 6화
-시작하자마자 집단퇴소에 대한 공지가 뜨면서 많은 사람들이 실망했다. 
이런 거 보면 인터넷에서 사람들이 얼마나 '리얼'에 대해 엄격한지 알 수 있다. 
내용은 둘째 치고 일단 조작이면 못 살아남는 게 요새 인터넷에서의 분위기인 것 같다.
물론 나도 이에 동감하는 편이어서 과연 6화부터의 이야기를 5화까지의 이야기와 같은 걸로 볼 수 있을까 의문이 들기는 한다. 
-인터폰의 선을 끊는 건 과격하기는 해도 놀라운 건 아니다. 
이미 게임 내에서도 그에 대한 가능성은 언급되었기 때문이다. 
사실 주최 측에서 투표 후 퇴소까지 주문불가+문 밖으로 못 나오게 문 잠금 하면 아무 문제가 안 일어나겠지만...
이런 거 보면 일부러 이런 요소를 남겨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시청자들의 민심이 회복되느냐 마냐는 첫 투표의 결과가 지대한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싶다. 
1/4번이 살아남으면 민심도 회복되고, 아니면 조작 논란이 계속 이어지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다. 
이런 면에서 새로 투입된 2번이 키플레이어가 아닐까 싶다. 그러니 양쪽 진영에서 모두 영입하려고 열심히 회유한 거고. 
과연 무전기가 이길까 니퍼가 이길까. 
폭풍전야의 상황인데, 7화가 나와야 뭔가 더 진행된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제작진이 예상하지 못한 상황들이 적지 않게 발생한 거 같다. 
그런 점에서 제작진이 극한 상황에 몰린 인간에 대한 생각이 부족했던 게 아닐까 싶다. 
-생각해 보면 이런 시설과 상황 없이 게임만으로도 출연자들을 극한으로 몰아붙였던 지니어스는 정말 대단한 듯하다. 



by 어떤날 | 2021/05/11 22:41 | 그냥 잡담 | 트랙백

11월15일 2018년 한국시리즈 잡담

* 내 예상이 거의 다 빗나간 시리즈.

* 난 SK 를 응원했지만 SK 가 이길 거라 생각하지는 못했다. 워낙 한국시리즈 직행이 갖는 이점이 크고, 타선도 강하고, 1,2,3선발까지 갖춰져 있으니까. 

* 난 사실 두산이 4연승 아니면 4승 1패로 우승할 줄 알았다. 
SK 가 플레이오프에서 5차전까지 갔으니까. SK의 지친 투수진을 두산의 강한 타선이 압도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거기에 5차전에서 SK는 제1,2선발을 모두 썼으니까. 업셋하려면 직행팀이 아직 경기감각이 돌아오지 않아서 어리버리한 1,2차전을 잡아야한다고 생각하는데, 1, 2차전에 3, 4선발을 써야하는 상황이니까 두산이 무난하게 우승할 줄 알았다. 
두산의 불펜이 약한 게 약점이기는 하지만,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도 봤듯이 SK도 불펜은 약하다. 그렇다면 타력이 더 강한 두산이 SK의 불펜을 무너뜨릴 가능성이 더 높다고 생각했다. SK 불펜의 체력이 떨어지는 면도 있으니까. 

* 그런데 웬걸. SK 불펜이 김태훈-정영일을 앞세우면서 철벽으로 변신했다. 거기에 단기전에서는 홈런이 그렇게 잘 나오는 편은 아닌데도 SK는 홈런을 펑펑 쳐냈다. 그러니 체력도 아끼고 점수도 내고 기세도 올리고. 신기하다. 

* 1차전이야 그렇다쳐도 3차전도 SK 가 잡으면서 이거 뭔가 다르게 흘러갈 수도 있겠다 싶었다. 무엇보다 3차전에서도 그렇고 시리즈가 길어져도 두산 타선이 계속 정신을 못 차리는 느낌을 주면서 SK에게 희망이 생겼다. 

* 사실 4차전을 두산이 잡으면서 두산이 우승하지 않나 싶었다. 4차전을 거의 잡은 상황에서 8회에 역전이 되었으니까 정신적인 충격도 클 것이고. 왠지 2014년 한국시리즈처럼 흘러가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SK가 5차전을 잡아냈다. SK라는 팀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강했던 것 같다. 하긴, 플레이오프의 그 극적인 5차전에서 9회에 그런 동점을 허용하고, 10회초에 역전을 허용하고도 역전을 만들어내는 건 보통 정신력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한국시리즈 5차전을 잡는 것을 보면서 이제는 SK 가 거의 잡았다고 생각했다. 

* 원래 시리즈가 길어지다보면, 야수들의 측면만 생각하자면, 직행팀은 서서히 경기감각이 돌아오고 시리즈에 적응하고, 체력도 상대적으로 많으니 점점 더 제 실력을 발휘한다. 반면에 플레이오프에서 올라온 팀은 시리즈 초반에는 기세를 가지고 좋은 활약을 하다가 시리즈가 길어질 수록 지쳐서 상대의 강속구 대처도 안 되고, 수비에서도 실수가 나오고, 그걸 만회할 힘은 없으면서 지는 경우가 많았다. 근데 이번 시리즈는 이상하게도 두 팀의 상황이 반대였던 것 같다. 수비 실수는 두산에서 더 많이 나왔다. 그리고 타격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시리즈가 끝날 때까지도 방망이가 제대로 터지지 않았다. 작년 기아도 방망이가 시원하게 터진 건 마지막 5차전밖에 없기는 했지만- 그전까지는 이길 만큼의 점수를 냈어도 후반에 뭔가 답답하게 냈었음- 두산은 2차전을 제외하면 아예 정신을 못 차린 느낌이었다. 4차전도 정수빈의 홈런을 제외하고는 뭔가 잘 돌아가지 않았었고. 반면에 SK의 수비에서는 치명적인 실수가 더 적게 나왔고, 타선은 그래도 필요한 만큼의 점수는 내줬다. 중요한 순간에서 홈런으로 점수를 내기도 했고. 참 묘하다. 왜케 두산이 못했는지. 아무래도 비가 SK에게는 체력회복의 비, 두산에게는 경기감각이 올라올 때 즈음에 흐름을 깨는 비로 작용했나보다.

* 생각해보면 SK 가 6차전에서 좋은 야구를 했던 것은 아니다. 사실 이미 초반에 승기를 가져올 수 있었다. 무사 만루에서 유격수 땅볼로 1점 밖에 못 얻는게 뭔지. 거기서 3점 정도 얻었으면 이미 경기는 조기에 결정났을 수도 있다. 그런 면에서 이용찬을 과감하게 2회에 바꾼 김태형 감독의 결정은 잘했다고 본다. 하여간 무사 만루에서 딱 1점, 무사 2루의 기회가 두 번 있었는데 둘다 날려먹고, 번트실패 (번트파울로 인해서 못 댄 거)가 4번인가 5번인가 있었고, 네이버 중계로 보는데 왜 그리 점수를 잘 못내는지 응원하는 입장에서 답답했었다. 비록 강승호의 홈런으로 3대0을 만들기는 했었지만 훨씬 더 앞서갈 수도 있었는데, 역시나 도망갈 때 못 도망가니까 따라잡히고 역전까지 당했다. 헐. 왜케 답답했었나 기록을 찾아보니까 6차전에서 SK는 득점권에서 13타수 1안타의 빈타를 보여줬고, 그 1안타 마저도 홈에서 주자가 아웃되었었다. 참나. 역전을 당했던 8회까지는 오히려 8대4로 안타를 두배나 더 많이 쳤던 상황이고, 최종적으로는 잔루가 15개나 되었다. 특히 로맥이 좋은 기회를 많이 놓쳤다. 이번 시리즈 내내 부진했던 최정은 그래도 홈런을 제외하고도 볼넷을 3개나 얻었으니 뭔가 할말은 있지만 어제 경기 졌으면 로맥 욕 많이 먹었을 것이다. 하여간 이렇게 기회를 많이 날려먹어도 이긴 것을 보면 홈런이 좋기는 좋다. 그것도 시리즈 내내 빈타에 시달리던 최정이 극적인 동점 홈런을 날리고, 역시 1할대로 해매던 한동민이 결승 홈런을 쳤다. 거기에 4회에 냈던 점수도 2점 홈런이었으니 홈런, 그것도 많은 홈런은 역시나 좋다. 그러니 5차전 3안타, 6차전 2안타 치면서 홀로 SK 에서 두 경기동안 멀티히트를 쳤지만 홈런이 없는 정의윤은 스포트라이트를 못 받는 듯ㅎㅎ

* 그런데 6차전에서 SK 가 타선이 이렇게 어려움을 겪고 홈런 말고는 점수를 제대로 내지를 못 했어도 이긴 이유를 찾기는 쉽다. 두산 쪽의 안습한 기록들을 보면 된다. 박건우의 번트실패, 병살, 4삼진으로 혼자 7아웃을 감당한 것이나, 5타수 1안타 1병살의 허경민. 시리즈 첫 등판에서 3타자 상대하고 결승홈런을 내준 유희관. 1이닝+ 로 조기퇴근한 이용찬. 난 두산에서 6차전의 역적은 이용찬이라고 봄. 아무리 그래도 너무 일찍 내려감. 1이닝이 뭔가. 그러니 이영하를 비롯한 불펜이 일찍 등판했어야 했다. 만약 이용찬이 5회, 아니 3회까지만 버텼더라도 유희관은 안 나올 수 있던 것 아닌가. 뭐- 유희관이 15회에 나와서 결승 홈런을 얻어맞을 수도 있었겠지만. 하여간 초반에 경기 구상 전체를 망가뜨렸다고 봐야하지 않나. 그러다보면 야수들에게도 압박감으로 작용될 것이고. 

* 시리즈에서 1안타 밖에 없던(그것도 도루 실패로 날려먹었던) 박건우, 2안타 밖에 없던 오재일. 4안타와 히드랍더볼의 김재호. 끔찍하다. 이런 결과를 낸 선수들이 계속 선발 라인업에 있었으니 밀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이들을 대체할 수는 없던 것일까. 뭐 정진호가 4타수 무안타였던 걸 생각하면 두산의 백업도 생각보다 별 거 없던 건 아니었나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시리즈 전체 23타수의 박건우보다 시리즈 전체 4타수의 백민기가 안타가 더 많았던 걸 생각하면 뭔가 바꿀 여지가 있지 않았을까. 거기에 박건우를 3번, 5번 타순에 넣은 건 잘못한 거 같다. 꼭 써야했다면 그냥 8번이나 9번에 박아두지. 정 써야했다면. 그리고 6차전에서 최주환은 바꾸면서 박건우를 계속 쓰는 것도 이해가 안 감. 최주환이 두산에서 몇 안 되는 타격감 좋았던 선수 아닌가. 
그런데 이게 참 그런 게, 지금 못한다고 해서 막 빼기도 쉽지 않다. 결국 이번에도 그전까지 1안타로 허덕이던 최정이 결정적이던 때 동점 홈런을 치고, 1차전 홈런 이후 침묵하던 한동민이 6차전에서 결승 홈런을 치지 않았나. 이전 사례까지 생각해보면 이승엽도 02년 6차전의 극적인 홈런을 치기 전에 21타수 1안타인가 부진했었고, 09년 7차전에서 나지완이 마지막 3타석을 홈런-고의사구-홈런으로 장식하기 전까지는 17타수 3안타로 해맸었다. 물론 08년 김현수나 15년 최형우처럼 끝내 반등하지 못하고 끝나는 경우도 있다. 더군다나 중심타선의 선수들은 집중 분석/견제를 당하기 때문에 더욱 힘들 수 있다(그러니 하위타선에서 뜬금포가 잘 터지기도 한다. 올해 SK도 하위타선이 더 강한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러니 감독으로서는 결정하기 참 힘들겠지만- 그래도 박건우나 오재일 정도는 충분히 대안이 있는 선수들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이렇게 되고 나니 김현수를 FA로 안 데려온 것(김현수는 08년에는 매우 부진했지만 15년 한국시리즈에서는 잘 했다. 최소한 경험은 많고, 김현수가 부진한다면 그때 정수빈이나 박건우를 대체해서 효과를 볼 수도 있다), 외국인 타자 에반스를 교체한 것이 아쉽게 된다. 정규시즌에서는 젊은 선수들로 충분했지만 단기전에서는 경험있고 최고 클래서의 선수나 힘 있는 선수들이 분명 필요하다. 

* 두산 타선이 이상할 정도로 해맸다. 
사실 정규시즌의 두산 타선은 정말 무서울 정도로 강했다. 역대 1위 타율 309는 진짜 대단하다. 아무리 타고의 시대라고 해도 팀타율이 309인 건 대단하다. 거기에 빠른 선수들도 있고 홈런을 치는 선수들도 두루두루 있다. 그런데 이들은 타격만 잘하는게 아니라 수비도 잘한다. 양의지는 타격왕 경쟁도 하면서 수비력도 좋은 선수다. 두산은 홈런왕도 보유하고 있다. 최주환은 어느새 26홈런-100타점 타자가 되었고, 부진하긴 했지만 오재일도 27홈런을 쳤다. 항상 5개 안팎의 홈런을 치던 김재호도 16개, 오재원 허경민 박건우 모두 두자리수 홈런으로 장타력을 과시했다. 그런데 그런 모습이 한국시리즈에서는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SK가 투수력 1위의 팀이어서 그런지, 정규시즌 상대전적 8승8패의 호각세여서 그런지, 아니면 두산이 그동안 하위팀만 열심히 털어먹어서 그런지 그 강한 타선이 위력을 전혀 발휘하지 못했다. 

* 두산이 정규시즌에서 압도적으로 1위한 데에는 강한 타선 말고도 좋은 선발진 덕도 컸다. 1-3선발이 다승왕 포함 모두 15승 이상 투수이고, 괜찮은 마무리 투수 함덕주와 불펜 투수 김강률이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김강률이 부상으로 빠졌다는 것. 이게 생각보다 큰일이었던 것이, 16시즌에는 선발투수들이 모두 7-8이닝을 막아줄 수 있는 선수들이었다. 그런데 올해 두산의 선발진들은 그게 안 됨. 그러니 함덕주로 넘어가기 전을 김강률이 막아줘야하는데, 김강률이 없어지니 중간다리가 애매해졌다. 1, 5차전 모두 선발투수가 힘이 빠지고 함덕주가 올라오기에는 이른 시점에 실점했다. 함덕주가 2이닝 마무리해야할 때도 있었고. 거기에다가 3선발인 이용찬이 삐걱대고 2회에 조기퇴근 해버리니 선발상 우위도 없어졌다. 1, 2선발끼리만 보면 캘리 김광현 조합이 더 좋다고 말할 수도 있을 정도. 그런 면에서 장원준의 몰락이 두산으로서는 아쉽다. 제3자 입장에서는 의아하다. 작년 한국시리즈만 해도 장원준은 7이닝 무실점의 특급 피칭을 했다. 작년에도 14승을 올렸었고. 그랬던 투수가 갑자기 3승 투수에 한국시리즈에서는 아웃카운트 하나도 못 잡고 볼넷 3개에 폭투와 안타 하나와 평균자책점 무한대라는 최악의 기록만 남겼다. 어쩌다 1년만에 이렇게 극적으로 몰락했나. 

* SK 가 이번에 우승한 것이 참 좋았던 게, SK가 김성근 감독 없이도 우승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기 때문이다. 다른 방식, 다른 야구로. 물론 SK 전성기 시절의 선수들이 조금 남아있기는 하지만, 지금의 SK와 07-10의 SK는 분명 다른 팀이다. 물론 당시의 SK도 매력적인 팀이었다. 비록 김성근의 투수혹사를 싫어하기는 하지만 당시 SK는 정말 뭔가 완성도가 높은 팀이었다. 팀 전체가 톱니바퀴 돌듯이 유기적으로 잘 돌아가고, 상대의 약점을 포착하면 집요하게 파고 들면서 자신들은 약점을 거의 노출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의 SK는 다른 색깔의 팀이다. 예전처럼 완벽한 모습, 특히 수비에서 완벽한 모습은 아니고, 타선도 유기적으로 끈끈하게 이어지지는 않는다. 대신에 홈구장에 맞게 펑펑 홈런을 쳐내는 시원한 맛이 있는 야구다. 한동민이 한국시리즈 MVP가 된 것도 SK가 홈런으로 우승을 했다고 판단했고, 그중에서 가장 극적인 홈런을 쳤기 때문이 아닐까. 
이런 SK의 변화를 잘 보여주는 선수가 최정이 아닌가 싶다. 최정은 프로데뷔 때부터 재능이 뛰어나다고 인정을 받았고, 프로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데 오래걸리지도 않았다. 거기에 수비도 좋았다. 하지만 당시의 최정은 내가 보기에는 항상 좀 아쉬웠는데, 타고난 재능으로는 30홈런을 칠 수 있을 거 같은데 항상 20홈런에서 머물고, 3-4-5 라인과 좋은 수비의 균형적인 성적으로 끝났다. 그런데 김성근이 가고, 최정이 수비하다가 부상당하더니 수비력이 떨어지더니 어느새 기대하던 모습대로 홈런도 펑펑 치고 홈런왕도 되었다. 김성근은 SK 감독 시절- 09년의 기아와 비교하면서- 자신도 30홈런 타자들이 있으면 이런 식으로 한 베이스 더 쟁취하고 번트대고 작전 거는 야구 안 하고 그냥 홈런 친다고 했는데, 사실 김성근 밑에서는 30홈런이 나오기 힘든 구조가 아니었을까. 아무래도 홈런 야구는 망할 때는 밑도 끝도 없이 망하는데, 실점하지 않는 것, 패배당하지 않는 것, 마이너스를 피하는 걸 먼저 생각하는 김성근식의 야구로는 아무래도 홈런 야구는 너무 큰 도박이었을 것이다. 

* 아, 한동민 이야기가 잠시 나와서 그랬는데, 한동민도 1할대인데 마지막의 극적인 한 방으로 MVP가 되었다. 그러면 이제 나지완은 조금 덜 까이게 되는 걸까. 09년에 나지완이 끝내기 홈런으로 MVP가 되자 나지완이나 기아팬들을 까는 사람들을 좀 봤었다. MVP는 팬들이 뽑는 게 아니고 기자들이 뽑는건데, 왜 기아팬들이 까였는지 사실 아직도 난 이해하기 어렵다. 
한동민이 MVP를 받을만 했다고 생각한다. 다른 선수를 주기에 약간 애매하다. 김광현을 주기에는 공식기록으로는 세이브 하나밖에 없고, 캘리가 6차전에서 선발승을 얻어냈으면 받을만 했는데 아쉽게 그것도 실패했고. 성적은 정의윤이 좋기는 했는데, 임팩트가 아쉽게도 좀 약했다. 사실 김태훈이 가장 열심히 굴렀다는 점에서 김태훈도 받을만 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 시리즈는 불펜의 힘보다는 홈런의 힘으로 이겼다는 점에서 한동민이 받은 게 이상하게 여겨지지는 않는다. 선수 개인으로만 보면 김태훈의 공이 더 커보인다. 

* SK와 두산 사이에 또 하나의 차이로는 에이스의 존재가 아니었을까 싶다. SK에는 김광현이 있지만 두산에는 그에 해당하는 선수가 없다. 연장전에서 SK가 앞서면 마지막은 무조건 김광현이 올라올 것이라고 다들 생각하지 않았나? 그런 면에서 김광현은 그만한 신뢰를 받는 선수이고, 그러한 신뢰를 받는 선수가 있고 없고는 분명 팀에 큰 차이를 줄 것이다. 아무래도 외국인 선수로는 그러한 분위기가 잘 형성되지 않는다. 외국인 선수가 팀에서 활동한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것도 있을 것이고. 김광현은 역시나 그러한 신뢰와 기대에 100% 부응했다. 

* SK 덕분에 마지막까지 재밌게 야구를 볼 수 있었다. 

by 어떤날 | 2018/11/16 06:05 | 야구 잡담 | 트랙백 | 덧글(2)

바빌론 베를린 (Babylon Berlin, 2017)

바빌론 베를린의 예고편


독일의 드라마이다. 시즌2까지 나왔지만 사실상 시즌1과 2의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그냥 총 16화라고 생각하면 된다. 3명의 감독이 공동연출 했는데, 그중 한 명은 Tom Tykwer 라고, 영화 Cloud Atlas 와 드라마 Sense 8 의 감독이다. 독일 소설 Der nasse Fisch (젖은 물고기 정도로 번역해야 하나...) 가 원작이다. 제작비 4000만 달러로 비유럽권 드라마로서는 역대 최고 제작비라고 한다. 독일에서 흥행에 성공해서 현재 시즌 3을 촬영하고 있다.

1929년 베를린.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바가 있던 형사 게레온 라트는 특별임무 때문에 쾰른을 떠나서 베를린에 도착한다.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베를린에 도착했던 라트 형사의 생각과는 다르게, 그의 임무는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 그러는 와중에 소련인의 시체 한 구를 발견한다. 라트 형사는 가난한 계급 출신이지만 총명하며 경찰서에서 일하는 샬롯데 리터라는 여성의 도움을 받아 점차 그 시체와 관련된 진상을 찾아간다. 그러면서 라트 형사는 소련 마피아와 독일 옛 군부 출신 극우파가 연관된 거대한 음모와 마주치게 되는데...

진입장벽이 좀 있는 드라마이다. 드라마를 즐기려면 역사적인 지식도 좀 필요하고,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축이 4개 정도 있기 때문에 그것들을 소개하고 보여주는데 시간이 들어간다. 첫 화부터 빵빵 터지면서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우리 나라의 드라마와는 다르게 대충 5화 정도는 되어야 제대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느낌을 든다. 군데군데 촬영이 좀 어설픈 느낌이 드는 곳도 있다.

그래도 재밌는 드라마이다. 원작이 있기 때문에 이야기가 중구난방이 되지 않고, 원작 자체도 수백만부가 팔린 인기 소설이기 때문에 흥행성도 어느 정도 보장이 된 작품이다. 거기에 살인, 마약, 성 같은 온갖 자극적인 소재들을 사용하기 때문에 재미없기도 힘들다.

이야기 자체도 재밌지만 그래도 이 드라마의 가장 큰 매력은 아무래도 1929년의 베를린을 재현한 점이다. 1차 세계대전 이후이기 때문에 베를린이 잿더미였을 것이라는 상상을 하기 쉽지만 그건 사실 2차 대전 직후의 모습이다. 1차 대전 당시에는 폭격기의 대규모 폭탄투하나 원거리 미사일이 없었기 때문에 전방과는 다르게 베를린에서는 전쟁의 흔적을 찾기 힘들었다고 한다. 당시 베를린에는 트램도 다니고 지하철도 다니고 마차와 자동차도 다니고 고급 식당과 카페도 많았다.
드라마를 통해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에 트램이 지나가는 모습이나 베를린의 구석구석을 볼 수 있다. 화려함의 극치인 무도회장과 우울함의 극치인 빈민층의 집과 마약 중독자 소굴이 모두 나온다. 괜히 유럽 최대의 영화/드라마 세트장이 위력을 발휘하는 것이 아니다. 거기에 의복 재현도 철저해서, 중산층 남자는 모두 정장에 중절모, 노동자 계급의 남자는 모두 멜빵에 빵모자, 여자들도 대부분 외출시에는 모자를 쓰고 간다. 청년들은 자기들끼리 동호회로 모이면서 청춘을 즐긴다. 거기다 노동자들의 집회에서 일어나는 충돌도 실감나게 재현한다. 
오래된 사진이나 책으로만 접했던 이야기들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던 점이 특히 흥미로웠다. 파울 틸리히가 전쟁에서 돌아왔지만 베를린에서는 전쟁의 흔적을 전혀 찾아볼 수 없고 너무 융성해서 충격 받았다는 점 (이 점은 그가 종교 사회주의로 전환하도록 큰 영향을 준다) 또는 "베를린이라는 도시의 공기는 에로틱함으로 가득 차있다"는 그의 말이 드라마 내에서 잘 구현되어있다. 또한 전쟁에 참전했던 군인들이 겪는 전쟁 후유증을 치료해야 한다고 생각하기는 커녕 어떠한 도움과 이해도 받지 못하고, 심지어 참전 군인들을 전쟁의 패배자이자 실패자로 멸시하는 사회적인 분위기도 잘 나타난다. 그리고 전쟁을 내부의 적 때문에 패배했다고 생각하던 극우파의 모습도 잘 드러난다. 높은 실업률 (팻말을 들고 일자리를 구하는 사람들, 경찰서에서 하루 일거리를 찾는 여성들), 큰 빈부격차, 노동자들의 시위, 바이마르 공화국의 사회적인 혼란과 불안정 등 귀로만 들었던 이야기를 눈으로 볼 수 있다.
또 한 가지 강조해야 하는 것은 드라마의 시간적인 배경이 1929년이라는 점이다. 이게 중요한 것은 1920년대를 베를린의 황금기 (Goldene Zwanziger) 라고 부르기 때문이다. 33년에는 나치가 집권하는데, 나치 치하 자체가 흑역사일 뿐더러 당시에는 많은 예술가들을 타락한 예술이라면서 탄압했다. 45년부터는 냉전이 시작하면서 도시가 갈라졌으니 좋은 시기라고 말하기 힘들고, 1989년에 베를린 장벽이 해제되기는 했지만 지금까지도 통일 후유증 (정확하게 말하자면 냉전 후유증) 이 남아있고, 오늘날 독일은 연방주의를 표방하기 때문에 옛날처럼 수도에 힘이 집중되는 현상은 나타나기 힘들다. 정치적으로는 베를린이 핵심이 맞지만 (의회가 베를린에 있음) 경제적으로는 프랑크푸르트가 중요하고, 문화적으로는 뮌헨의 힘이 크다. 그러니 베를린이라는 도시의 역사로만 보자면 20년대가 리즈 시절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심지어 당시 인구 (약 430만명) 도 현재 인구 (360만명) 보다 많다 (하지만 오늘날 베를린의 위성도시들 인구까지 합치면 대충 비슷해진다).
20년대가 베를린의 황금기가 되는데에는 19세기부터 계속 이어진 프로이센의 베를린 중심정책에도 큰 영향이 있지만 대 베를린법 (Groß Berlin Gesetz) 의 영향도 크다. 1919년 베를린의 도시경계를 확대하는 법이다. 이로 인하여 베를린은 66제곱킬로미터에서 878제곱킬로미터로 급팽창했다. 이로 인해 베를린은 당시 면적으로는 LA에 이어서 세계 2위, 인구로는 뉴욕과 런던에 이어 세계 3위의 도시가 되었다. 전 해와 비교해서 베를린의 인구는 2배로 급증 (약 380만명) 하고 1929년까지 계속 증가한다. 이렇게 도시가 갑자기 커진 덕분에 많은 산업시설이 들어설 수 있었고, 따라서 노동자들도 많아지면서 베를린은 노동자들의 도시가 되었다 (드라마 내에서 괜히 노동자들의 시위기 나온 것이 아니다). 이렇게 도시가 커지다보니 일자리를 찾아 많은 젊은이들이 몰려와서 도시가 젊어지기도 하고, 많은 예술가들이 정착하면서 자유로운 예술을 즐기는 도시가 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렇게 도시가 갑작스럽게 커지다보면 당연히 부작용도 발생하는데, 슬럼가의 형성, 빈부격차의 확대, 범죄 증가, 치안 유지 감당 못함, 이로 인하여 전문적/조직적 범죄자들이 자리잡음 등이다. 그러다보니 도시사회가 혼란스러워지고, 젊음과 예술이 넘쳐나면서도 무서운 범죄가 일어나는 곳이 된다. 괜히 이 드라마를 광고하는 말 중에 "죄악의 도시에 환영합니다"라고 하는 것이 아니다. 아니, 이 드라마의 제목부터 이런 측면을 강하게 시사하는데, 여기서 바빌론은 성경의 "음녀 바빌론"에서 가지고 온 말이다. 실제로 당시에 베를린은 이러한 이름으로 자주 불렸다고 한다. 이런 거대한 창조적 엉망진창의 도시를 남자 주인공 게레온 라트를 따라 우리도 조금씩 알아간다.


참고로 이 드라마를 독일 드라마의 표준으로 생각하고 앞으로 독일 드라마들을 봐야겠다 싶으면 실망할 가능성이 높다. 단언컨대 독일은 드라마를 잘 못 만든다. 내가 재밌게 본 독일 드라마는 역대 최고 제작비를 쏟아부은 이 드라마와 넷플릭스가 만들어낸 다크 밖에 없다. 독일애들도 이 드라마를 높이 평가하는 것이 "독일 드라마 치고 잘 만들었다," "독일 드라마인데 HBO 에서 만든 것 같은 느낌이다" 같은 이유이다. 

by 어떤날 | 2018/11/10 03:35 | 트랙백

[번역] 우리는 야성적인 감독이 필요하다

* 독일신문에 게재되었던, 독일 축구지도자를 양성했던 코치의 인터뷰를 직접 번역해서 올린 글입니다. 언어적인 차이에서 오는 말투, 어순이나 표현양식의 차이 때문에 번역하기 쉽지 않았네요. 


DFB (독일축구연맹) 는 다시 더 많은 드리블러를 양성하려고 한다 - 월드컵에서의 교훈이다. 그런데 그 전에 해야할 것들이 뭔가 있다고 축구 선생 Peter Hyballa 는 말한다. 그는 훤히 알고 있다. DFB 의 감독양성자로서 일한지 몇 주만에 그는 질려버렸다.

Peter Hzballa (42세) 는 핸드폰의 문자에 주소만을 보냈다. Alzbetinske namestie 2. 그리고 "3시?" 라고 묻는다. 이는 구체코슬로바키아 시대에 호텔로 사용되었던, 지금은 그의 고용주인 DAC Dunajska Streda 라는 슬로바카이 남쪽의 구단건물이다. 가구들은 옛 정당의 중심부를 떠올리게 한다. 몇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는 프로구단을 위한 훈련시설들이 들어서있다. 새로운 Cheftrainer 인 Hyballa 는 무엇보다 새로운 젊은 선수들을 양성해야 한다. 독일-네덜란드인인 그는 한때 마리오 괴체를 프로축구에 알맞게 조각하였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VFL 볼프스부르크의 청소년 A팀 감독으로서 그는 독일 리그 우승을 위한 결승전을 치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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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er Hyballa 는 1975년 Bocholt 에서 태어났다. 감독으로서 그는 초창기에 무엇보다 유소년 팀들에 신경을 많이 썼다. 그는 볼프스부르크와 도르트문트를 비롯한 다른 팀들의 U19 팀을 이끌었다. 로트바이스[적백] 에센은 그를 수석코치로 임명했고, 이후에 알레마니아 아헨도 그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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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e Zeit (이하 Z): 독일축구는 다시 창조적인 드리블러, 건방진 개인들을 양성하려고 한다. 이건 소위 월드컵-위기정점에 요아힘 뢰브도 분데스리가의 대표자들과 함께 표현했다. 당신에게도 이 요구가 익숙하게 느껴지십니까?

Peter Hyballa (이하 H): 물론입니다. 이건 제가 이미 몇 년 전부터 했던 말입니다. 

Z: 당신은 <감독님, 우리는 언제 뜁니까?> 라는 제목의 교재의 공동저자입니다. 거기서 당신은 드리블러들이 멸종했다고 탄식했습니다.

H: 저는 자화자찬할 생각이 없습니다. 그러나 저는 3년 뒤에는 실현되는 여러 가지를 이미 자주 썼습니다. 이상합니다. 그거 아시나요? 저도 개인주의자이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자신을 위해 싸우고, 일대일을 스스로 싸워내야 합니다. 그걸 사실로 받아들이고 싶어하는 사람이 거의 없을 뿐입니다. 최근에 나는 드리블러인 르로이 사네 의 문신에 대해서 감독들과 토론을 하기도 했습니다. 

Z: 멘체스터 시티 출신의 국가대표 선수는 세레모니를 하는 자신의 그림을 자신의 등에 새겨놓았습니다. 

H: 그리고 "쩐다!" 고 말한 사람은 내가 유일했습니다. 얼마나 용감한 녀석입니까. 그리고 다른 이들은 흥분했습니다. 왜냐고요? 르로이가 규범을 벗어났기 때문입니다. 당신에게 제가 뭔가를 말씀드리지요: 독일에서 우리는 개인화를 전혀 원하지 않습니다. 왜냐면, 우리가 피치에 다시 개인주의자들을 원한다면, 우리는 후진양성 지도자들 중에서도 개인주의자들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Z: 그들을 우리는 안 갖고 있습니까?

H: 그들을 갖고 싶어하지 않는 것입니다. 나는 어떤 분데스리가 클럽의 청소년 감독으로서, 골이 들어가자 기쁨에 가득차서 무릎으로 쭉 미끄러졌습니다. 그러자 청소년 코디네이터가 와서 나에게 분명하게 지적했습니다: 그건 우리가 여기서 원하지 않습니다. 벌써 지도자 양성에서 그런 게 시작하는 것입니다. 거기서 당신이 볼 수 있는 것은 보조코디네이터와 몇 년 동안이나 매일 선수들을 훈련시키지 않은 감독들 뿐입니다. 감독양성자들은 오늘날 모두 스포츠를 전공해야 합니다. 사실 왜 그래야 하나요? 그들은 지도자의 삶을 전공했어야 합니다.

Z: 당신은 DFB의 지도자 양성자였습니다. 7주 뒤 7월에 당신은 슬로바키아로 옮기기 위해 그만두셨습니다. 왜 그러셨습니까?

H: 저는 지난 20년 간 전세계에서 지도자 교육을 해왔습니다. 저는 온두라스, 아이슬란드, 남아프리카, 벨기에, 네덜란드에 있었습니다. 다음달에는 여기 슬로바키아에서 지도자회의를 주재합니다. 그런 건 제가 아주 잘합니다. 그런데 DFB에서는 제가 한 가지를 과소평가했습니다: 제가 머리여야 합니다. 제가 이끌어도 돼야 합니다. 그걸 위해 던졌어야 합니다. 또한 단순하게 저에게 팀이 필요하기도 했습니다. 어쩌면 제가 너무 참을성이 없던 것일 수도 있습니다. 뭔가를 바꾸려고 한다면, 독일에서는 보스라는 직함이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독일에서는 보스가 전부입니다. 위계질서가 전부입니다. 

Z: 그게 당신의 마음에는 안 드는 것입니까?

H: 내 어머니는 네덜란드인이고, 내 아버지는 오랫동안 Rotterdam 의 독일 선원들의 목사였습니다. 그들은 나의 보스를 내가 사랑해야 하는 신으로 여기도록 교육하도록 노력했습니다. 

Z: DFB가 제안했을 때 당신은 직장이 없었습니다. 

H: 저는 회의에 빠졌었습니다. 저는 13개월동안 감독직을 구하지 못했습니다. 그 사이에 저는 네덜란드 티비에서 일하고, 말타에서 바텐더로 일하기도 했습니다. 

Z: DFB에서는 감독자 양성코스의 참여자들에게 당신은 분명히 이야기할 거리가 있었을 것입니다. 

H: 저는 그곳의 다른 선생들보다 훨씬 더 많은 감독생활 경험을 갖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뭐, NEC Nijmegen 이 아약스 암스테르담을 상대했던 경기에서 하프타임에 0:4 로 대책없이 농락당했을 때, 어떤 기분이 들었는지 이야기했을 수도 있습니다. 특히나 7명의 선수가 겁을 먹어서 교체되고 싶었을 때 말입니다. 그래도 3명의 선수는 자신을 내놓아야 했습니다. 이런 이야기는 감독들이 들어야 합니다. 

Z: 당신이 보스의 지위에 있었다면, 무엇이 달라졌을까요?

H: 우리는 교육과정에 야성적인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그건 반드시 변해야 합니다. 거기서 우리는 실무자들이 필요합니다. 야성적인 감독은 7번이나 8번 경질됩니다. 왜 Ewald Lienen, Pele Wollitz 나 Uwe Erkenbrecher 같은 이들을 지도자양성코스에 데려오지 않습니까? 일회적인 강사로 데려오는 거 말고요. 15년 동안 오버리가 [독일 5부 리그] 에서 감독생활한 사람도 괘찮을 것입니다. 거기도 황야입니다. 

Z: 독일의 지도자 양성이 너무 이론적입니까?

H; 양성코스 가운데 단 한번도 라커룸을 본 적이 없는 심리학자가 와서 강의를 합니다. 거기서는 감독들이 사실 아무것도 배우지 못합니다. 저를 잘못 이해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러한 체육학적인 배경을 가진 학자들도 중요합니다. 그들은 축구를 풍성하게 만들어줬습니다. 제가 시작했던 시절에는 구단들이 프로 출신들만 감독으로 데려왔는데, 당시에 독일에서 우리는 그에 상응하는 방법론이나 전문성이 부족했습니다. 어떤 단장은 저한테 이렇게 말한 적도 있습니다: 당신이 내용적으로는 더 뛰어날 수 있지만, 당신이 우리와 함께할 기회는 없을 것입니다. 당신이 선수로서 유명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Z: 당신은 유소년 영역에서 이른바 컨셉감독의 개척자에 속합니다. 그들이 특별히 부지런한 사람들이었습니까?

H: 한번은 분데스리가 구단의 감독이 와서 저한테 말했습니다: 당신은 내일 Energie Cottbus 의 2군 팀을 보러가야합니다. 우리는 그들과 컵대회에서 경기를 치뤄야 합니다. 오케이 라고 저는 대답했습니다. 만약 오늘날 어떤 유소년 코치에게 그렇게 말한다면, 그는 가장 먼저 이렇게 질문할 것입니다: 그러면 제가 얻는 게 뭔데요? 제게 자동차가 있나요? 오늘날의 후진양성 지도자들이 열정을 더 이상 갖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저도 Benno Möhlmann, Eric Gerets 한테서 배웠습니다. 그들은 올드스쿨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남아있던 진짜 보스들이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오늘날의 컨셉감독들에게는 약간 남성성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제가 뭘 말하는지 이해하시겠습니까? 엄격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인격성은 필요합니다. 

Z:  당신은 2005년에 29살로 DFB의 지도자 양성과정의 최연소 졸업자였습니다. 질풍노도의 시절이었습니까?

H: 우리는 00년대의 유소년 감독이었습니다. Nobert Elgert, Christian Streich, Thomas Tuchel, Sascha Lewandowski, Markus Kauczinski.  우리는 오늘날의 컨셉 감독들인 도미니코 테데스코, 율리안 나겔스만의 길을 준비했습니다. 그전에 유소년감독은 뭐 거의 욕이었습니다. 우리는 돈도 적게 벌었습니다. 저는 스포츠과학 전공자로서 큰 분데스리가 구단에서 3000유로를 벌었습니다. 우리는 그걸 열정으로 해냈습니다. 우리가 분데스리가 코치가 되기 위한 기회를 얻기 위해서는 우리가 더 열심히 일해야 한다고 당시에 우리는 생각했었습니다. 더 건방져지고, 더 외국을 보고. 더 혁명적으로. 우리는 아직 구조화되지 못했고, 야성적이었다.

Z: 당신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입니까?

H: 우리의 컨셉은 감독-선수 관계였습니다. 2000년에 독일 축구가 위기를 직면한 뒤에 DFB는 예쁜 새로운 체제들을 세웠습니다. 이 체제들은 통일성과 유선형의 특성을 가져다줬습니다. 후진양성의 영역에서 개인성은 시대에 뒤쳐진 것이었습니다. 팀만이 남게 되었습니다. 

Z: 어떤 예가 있을까요?

H: 어떤 남독일의 분데스리가 구단에서는 선수들의 문신이 금지되었습니다. 후진양성센터들은 그 사이에 기숙사가 되었습니다. 거기에는 25살 짜리 유소년 감독이 앉아있는데, 자신을 테데스코 와 펩 과르디올라의 혼합으로 여깁니다. B급 지도자 자격증을 가진 모든 이들의 생각은: 나는 분데스리가 감독이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러나 그는 작은 Peter 한테 양발로 공을 차는 법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그는 자신을 돋보이게 만들기 위해 경기를 이기기만을 원하게 됩니다. 그리고 작은 Peter는 벤치에 앉아있어야 합니다. 전체적인 전술은 팀의 완결성만 목표로 갖습니다. 

Z: 그게 Peter 에게 드리블을 가르치는 것보다 더 빨리 훈련될 수 있기 때문인가요?
 
H: 이제는 집단관계만이 중요하고, 모두가 똑같이 중요할 뿐입니다. 그냥 드리블을 하지 말고, 차라리 게임 템포를 끊어버리는 게 더 좋습니다. 단체 레프팅 소풍 등등을 통한 전체적틴 팀빌딩 같은 것도 모두 과도합니다. 개인주의자들은 조금 혼자이고 싶을 뿐입니다. 아니면 사랑을 받거나요. 

Z: 어린 선수들이 더 이상 사랑을 받지 못합니까?

H: 이제는 더 이상 선수가 칭찬을 받는 게 아니라, 팀이 칭찬을 받게 됩니다. 한번은 상사인 코치가 저에게 말한 적이 있습니다: 절대 선수들을 호명하여 비판하지 말아주세요. 선수의 포지션 숫자로 말하세요- 6번, 9번. 그거 아시나요, 예전에 우리는 선수들과 관계를 갖고 있었습니다. 그때는 이렇게 말할 수 있었습니다: 네 궁둥짝을 후딱 움직이지 못하냐! 요새는 이렇게 말한다: 제발 저 공간으로 뛰어주지 않겠습니까. 이미 언어 전체가 무관계적으로 변했다. 조이기, 떨어뜨리기, 가라앉기. 앵커맨 (선수). 관계를 맺으면 다툼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폭발할 때도 있습니다. 마리오 괴체는 나를 증오하기도 했습니다. 

Z: 도르트문트 유소년 팀에 있을 때는 힘들었나요?

H: 개인주의자들은 맹수입니다. 그들이 좀 물도록 내버려둬야 합니다. 그들을 느껴야 합니다. 그럴 때 야성이 도움이 됩니다. 저는 마리오를 뒤쪽으로 많이 뛰도록 하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마리오도 뭔가 스펙타클한 걸 보여줘야 했습니다. 
 
Z: 오늘날의 독일의 후진양성 지도자들은 어떤 면에서 안 좋습니까?

H: 필드코치들에게 문제가 있습니다. 그들이 필드에서의 훈련을 만드는 이들입니다. 논의하는 것, 폐쇄된 공간에서 일어나는 것은 전부 잘 합니다. 그런 것들은 예전의 우리들보다 [오늘날의] 지도자들이 더 잘합니다. 그러나 필드에서는 우리가 더 잘했습니다. 우리는 더 집중적으로 훈련했습니다. 우리는 더 단단했습니다. 오늘날에는 어느 누구도 다치지 않도록 모두 주의합니다. 그러나 힘들어지기도 했습니다: 만약에 당신이 오늘날 코치로서 거친 말을 했다면, 당신은 사무실에서 선수의 부모와 상담자를 차례 차례 만나야 합니다. 아니면 유소년 코디네이터를 만나야 합니다. 아니면 아예 곧바로 구단 단장을 만나야 합니다. 

Z: 상담자들이 많은 환경이 젊은 재능들의 발전을 방해하는 경우도 있습니까?

H: 뭔가 변했습니다. 예전에 어떤 선수가 잘 못하면, 그의 주위에서는 그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너는 더 많이 훈련해야해. 그런데 오늘날 누군가가 잘 못하면, 주위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지도자가 잘 못하는 거야. 

인터뷰 진행: Jörg Kramer

Die Zeit, 2018년 8월 30일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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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서 여러모로 재밌었던 인터뷰입니다. 우리 나라에서 볼 수 있던 여러 가지 안 좋았던 모습들이 독일 (축구) 에서도 볼 수 있던 것이 재밌었습니다. 개인, 튀는 것을 싫어하는 것이나 직함이 있어야만 뭔가 할 수 있다는 이야기들에는 특히 눈이 갔습니다. 
어떨때는 휘발라가 말하는 게 좀 꼰대 같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옛날의 정비되지 않았던 시절의 이야기를 자주하는 것, 열정 이야기하는 것 등은 뭔가 노오오력 프레임 같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나라에서는 하도 맞으면서 축구를 배우는 경우가 많았다보니 차라리 시스템화되어서 그렇게 하지 못하게 하는 게 낫지 않나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분명 현장에서 본 것들이 있을테고, 무엇보다 올해 월드컵에서 독일이 겪은 실패에는 휘발라가 말한 그런 야성적인 선수가 독일 팀에 없던 측면도 있다보니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됩니다. 또한 훈련 가운데, 선수를 키우는 가운데 갈등은 당연히 발생할 수 있는 것인데, 그럴 때마다 선수의 부모가 오면 코치 입장에서는 괴롭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무언가 자기 자식들을 위하여 과도하게 학교 선생을 압박하는 우리 나라의 부모들이 생각나기도 하면서 독일도 그렇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참 재밌었습니다.
젊은 유소년 코치들이 자신을 테데스코나 과르디올라로 여긴다는 말도 참 재밌었습니다. 경험 많은 코치의 입장에서 25살 짜리 초짜 코치들의 그러한 모습들이 얼마나 우스워 보였을까 싶기도 하고, 그들이 만들어내는 폐단 - 마치 우리 나라 고교 야구부가 프로진출/대학진학을 때문에 선수를 무자비하게 굴리는 등 성적만을 바라보는 것처럼 - 도 분명 독일 유소년 축구에 큰 해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뭔가 독일 축구에서 언뜻언뜻 우리 나라의 모습들이 보이는 게 참 재밌었습니다. 

by 어떤날 | 2018/09/28 18:53 | 축구 잡담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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